다이어트는 내게 익숙한 단어였다.수없이 시작했고, 수없이 실패했다.
원푸드, 간헐적 단식, 고강도 운동, 저탄고지...
유행이 돌 때마다 따라 해봤지만 결과는 비슷했다.
처음엔 살이 빠졌고, 그다음엔 요요가 왔고, 끝엔 자책만 남았다.
그러다 어느 날, 정말 지쳐서 이렇게 말하게 됐다.
“이젠 다이어트를 안 하겠다.”
그게 진짜 다이어트의 시작이었다.
‘이번엔 다르게’라는 말, 정말 그랬다
나는 다이어트를 ‘체중을 줄이는 일’이라고만 생각했다.
근데 그 생각 자체가 잘못이었다.
이번엔 숫자에 집중하지 않기로 했다. 대신 내 몸이 말하는 걸 들어보기로 했다.
나쁜 습관을 없애는 게 아니라, 좋은 루틴을 하나씩 만들어보자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.
그리고 그 실험을 시작했다. 어느 날부터, 아주 작고 사소한 것들부터 바꾸면서.
내가 만든 ‘다이어트 루틴’은 이렇게 다섯 가지였다
처음부터 무리한 건 하지 않았다. 내 몸이 너무 지쳐 있었으니까.
그 대신 아래 다섯 가지만, 매일 꼭 지키자고 스스로와 약속했다.
1. 아침에 눈 뜨자마자 물 한 컵 마시기
이건 내가 가장 먼저 만든 루틴이다.
물 한 컵 마신다고 다이어트가 되겠냐 싶지만, 이 행동 하나가 뭔가를 ‘시작했다’는 느낌을 줬다.
그리고 그 감각이 나머지 루틴도 계속 지킬 수 있게 만들어줬다.
2. 1일 1산책 – 최소 15분 걷기
운동 대신 걷기로 했다.
유산소도 중요하지만 나는 운동보다 루틴이 필요했다.
퇴근길에 한 정거장 일찍 내려서 걷거나, 밤에 집 근처 공원을 걷는 식으로 했다.
비 오는 날엔 실내 스텝 1000번.
매일 꼭 걸었다. 그게 하루 중 내가 가장 자랑스러운 순간이 됐다.
3. 저녁 8시 이후엔 무조건 멈추기
식단 조절은 정말 어려웠다.
그래서 ‘무엇을 먹을지’보단 ‘언제까지만 먹을지’를 정했다.
저녁 8시. 그 이후엔 과일, 우유, 간식 다 제외.
배고프면 물 마시고, 허기엔 책을 폈다.
처음엔 속이 울렁였지만 일주일 지나니 적응됐다.
그리고 그게 내 몸을 가볍게 만들었다.
4. 하루에 한 번, 몸에 “고마워”라고 말하기
살을 빼려면 미워하는 게 아니라 고마워하는 게 먼저였다.
거울 앞에 서서
“오늘 하루도 잘 버텨줘서 고마워.” 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내가 내 몸을 함부로 대하지 않게 됐다.
5. 체중계는 주 1회, 기록은 매일
매일 몸무게를 재던 예전과 달리 이젠 일주일에 한 번만 체중을 재고, 대신 매일의 변화를 글로 적었다.
- ✔ 오늘은 기분이 어땠는지
- ✔ 식사량은 어땠는지
- ✔ 걷기는 했는지
숫자가 아니라, ‘나의 행동’을 기록하는 방식이었다.
2주 후, 거울이 먼저 달라졌다
체중은 겨우 1kg 빠졌다.
하지만 거울 속 모습은 다르게 보였다.
어깨가 조금 펴졌고, 표정이 더 생기 있어 보였다.
피부가 덜 푸석했고, 눈이 조금 반짝였다.
숫자보다 내 안의 에너지가 달라졌다는 걸 내가 먼저 느꼈다.
1개월 후, 식욕보다 루틴이 앞섰다
나는 원래 폭식하는 스타일이었다.
특히 스트레스를 받으면 한꺼번에 과자, 떡볶이, 초콜릿을 털어 넣었다.
그런데 어느 날부터 그 욕구보다 “지금까지 지켜온 루틴이 아까워서” 손이 멈췄다.
놀라웠다. 먹고 싶은 걸 참은 게 아니라 지금의 나를 지키고 싶어진 거다.
그게 내가 처음 경험한 ‘자기 돌봄 기반의 다이어트’였다.
달라진 건 몸보다도 ‘생각’이었다
이전 다이어트는 늘 ‘죄책감’으로 시작됐다.
과식을 하면 자책했고, 운동을 빼먹으면 미워했다.
하지만 이번엔 다르다.
작은 루틴을 지킬수록 내 자신이 믿을 만한 사람처럼 느껴졌다.
매일 지켜낸 행동들이 “넌 할 수 있어”라는 확신으로 바뀌었다.
그 믿음이 쌓여서 몸도 조금씩 변했다.
요요? 없다. 애초에 무리한 게 없었으니까
예전엔 단기간 감량을 목표로 삼았다.
그러니 당연히 요요가 왔다.
지금은 애초에 빼는 것보다 ‘돌보는 것’을 중심에 두었기에 무너지지 않을 수 있었다.
먹을 땐 맛있게 먹고, 걷지 못한 날엔 스트레스 받지 않고, 그냥 다음 날 다시 걷는다.
다이어트를 실패하지 않는 법은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었다.
나의 다이어트는 이제 루틴이 되었다
어느 날, 내가 누군가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.
“다이어트는 버티는 게 아니더라. 내 삶에 자연스럽게 들어온 루틴이었을 뿐.”
그 말이 정말 진심이었다.
이젠 다이어트라는 말조차 쓰고 싶지 않다.
그냥 내가 나를 돌보는 방식일 뿐이니까.
지금 다이어트 중이라면, 이렇게 말하고 싶다
“제발 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.”
내가 가장 후회하는 건 늘 급하게 결과를 원했던 거였다.
몸은 내가 얼마나 나를 진심으로 대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.
그 진심이 습관이 되고, 그 습관이 삶이 되면 몸은 자연스럽게 달라진다.
마무리하며 – 당신도 괜찮아지고 있다는 증거
오늘 식단을 실패했나요?
걷기를 못했나요?
야식을 먹고 후회 중인가요?
괜찮아요. 그걸 자각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당신이 이미 ‘변화를 시작하고 있다’는 증거예요.
다이어트는 바꾸는 게 아니라 ‘돌보는 것’에서 시작됩니다.
지금 이 순간, 물 한 잔 마시고 심호흡 한번 하고 다시 루틴을 시작하면 돼요.
당신도 곧 알게 될 거예요.
몸보다 먼저, 마음이 가벼워진다는 걸. 🌿